관세가 투자를 압박한다

트럼프의 무역확장법 232조 확대는 단순한 보호무역이 아니에요. 미국 내 생산시설 이전을 강제하는 전략적 압박 수단이에요. 8월 15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07개 품목 추가 조치는 5월부터 진행된 업계 신청과 6월 의견 수렴을 거친 결과물이에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US스틸 공장에서 "25%는 허점이 있었는데, 50%는 피할 방법이 없다"고 못박은 것처럼,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강제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요.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140억 달러 현지 투자를 약속한 것도 이런 압박 때문이에요.

철강은 왜 무너지나

한국 철강의 대미 수출 비중은 13.06%로 일본(11.45%), 중국(9.95%)보다 높아요. 수출액은 43억 4,686만 달러로 최대 규모예요. 하지만 6월부터 50% 관세가 시작되자 상황이 급변했어요.

6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 2,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2% 급감했어요. 톤당 수출 단가도 1,429달러에서 1,295달러로 9.4% 하락했어요. 국내 철강사들이 관세 부담을 상쇄하려고 이윤을 포기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산업연구원은 "50% 관세로 수출 감소와 국내 파급 효과가 눈에 띄게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전력기기는 왜 살아남나

전력기기 업계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에요.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맞물려 호황을 누리고 있어요.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은 2031년까지 수주를 확보했어요.

미국 변압기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은 25%예요. 미국 북동부 초고압 변압기 평균 연령이 수명 40년을 넘어서 전체의 66%가 교체 대상이에요. 상반기 대형 변압기 수출액 6억 6,420만 달러 중 58%인 3억 8,599만 달러가 미국에서 나왔어요. HD현대일렉트릭이 2분기에 200억 원 관세를 냈지만, 고객사와 환급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돼 실질 부담은 제한적이에요.

현지 공장이 답이다

관세를 피하는 근본 해법은 미국 현지 생산이에요. HD현대일렉트릭은 2011년부터 앨라배마에 공장을 운영하며, 올해 1,850억 원 증설을 결정했어요. 효성중공업은 2019년 테네시주 멤피스의 미쓰비시 변압기 공장을 4,650만 달러에 인수해 2020년부터 가동 중이에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 규모 전기로 제철소를 짓고 있어요. 202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관세 없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는 관세 부담을 감수해야 하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완료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거예요.

환율과 원가가 덮친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어요. 국내 열연코일 제조원가가 11월 톤당 70만 원에서 12월 73만 원으로 뛰었어요. 철강업계는 "전기료 인상에 환율 쇼크까지 겹쳐 차라리 공장을 닫는 게 이익"이라고 하소연해요.

산업용 전기요금은 1KWH당 190.4원으로 2020년 94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어요. 전력기기용 구리 가격도 톤당 1만 2,500달러까지 치솟았어요. 다만 미국 내 변압기 공급 부족이 심각해 가격 협상력은 여전히 있어요.

결론

트럼프의 50% 관세는 한국 철강과 전력기기 업계를 완전히 다른 길로 내몰았어요. 철강은 수출 급감과 원가 상승으로 생존 위기에 직면했지만, 전력기기는 미국의 인프라 교체 수요 덕분에 관세 부담을 넘어서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2029년 가동되면 철강업계도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그때까지는 험난한 시간이 될 거예요.

앞으로는 미국 현지 투자 속도와 규모가 생존을 가를 핵심 변수예요.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는지, 미국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지,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지킬 수 있는지를 지켜보면 한국 기업들의 미래를 판단할 수 있어요.